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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일곱째 날

공개적인 이야기

by 명상사랑 2020. 1. 9.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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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부터 갈리시아주이다. 이제까지는 레온주

 

 ↑오 세브레이로의 풍경

 ↑갈리시아 문양이 보이기 시작한다.

 ↑전설을 간직한 성당

 

 

 

 

 

 

 

 

 ↑우르슬라가 찍은 성당 내부 사진

 

2020.01.08.수

루이텔란에서 알토 도 피오까지 20km를 걷다.

거리는 짧지만 10km정도의 등산이 있어 쉬운 경로는 아니었다.그러나 아스팔트 평지보다는 흙길 등산이 발이 편하고 이상하게 몸도 더 편하다. 이러다가 등산 전문가가 될 것 같다~ㅋㅋ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풍경도 좋아 모든게 좋다.

 

며칠 전부터 헝가리 사람 우르슬라와 함께 가고 있다. 걷는 것은 따로지만 숙소는 같은 곳을 쓰고 있다. between job에 순례길을 걷는단다. 41살이라고... 상당히 활달하고 외향적이라 말을 많이 한다. 덕분에 심심하지 않다. 감정표현도 솔직하고.

돌아가서 스페인어를 배워서 5월에 바르셀로나를 여행하겠다고 그런다. 스페인어를 구사하면서. 참 열정적이고 적극적이다.

 

보성은 우리보다 하루를 앞선다. 우리가 4일 동안 걸을 길을 3일만에 걸었다. 지난번에는 우리보다 딱 2배 빠른 속도로 걷는 사람도 만났다. 우리가 4일 동안 걸은 길을 2일만에 걸었단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중심에 있는 도시 출신인데 지금은 프라하에서 산다고 하는 멋진 외모의 남자였다. 중간정도의 키에 배우같은 얼굴, 탄탄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그를 walking machine이라 불렀다. 그 사람을 보면서 든 생각 ㅡ톰 크루즈가 젊은 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액션을 연기할 수 있는 것도 타고난 채력 때문이 아닐까! 어떤 사람은 육체적으로 진짜 강하게 태어나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

호주 사람 jav은 영리하였다. 기억력이 상당히 좋아 단 한번 가르처준 한국말을 잊지 않고 써먹는다. 게다가 사람을 잘 도와준다. 영리한 사람이 이타적인 경우를 많이 보지 못한 나로서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ㅡ물론 영리하면서 이타적인 사람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거나 위대한 영적 지도자가 된다. ㅡ

채쌤은 타고난 운동가다. 마라톤, 바이킹, 걷기, 등산 등 못하는것이 없다. 철인 3종 경기를 나가라고 권하고 있다. 지금도 45kg의 몸무게에 9kg정도 되는 배낭을 매고 걷고 있다. 60kg의 몸무게에 7kg정도의 배낭을 맨 나랑은 비교도 안될만큼 힘겨운 상황이지만 잘도 걷고 있다.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능력이 다름을 느낀다.

 

그래도 난 참 감사하다. 내가 이정도의 일정을 소화할 수 있으리라고는 2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지금 이렇게 잘 걷고 있는것이 기적처럼 느껴진다. 몸으로 하는 일에 약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걷기는 나름 하는것 같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걸으면서 감사한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감사한다. 그리고 같이 걷는 채쌤이 아프지 않기를 소원하고(어제까지 많이 아팠다.) 또 다른 채쌤이 쾌유되기를 소원한다. 그러면서도 엄마를 걱정하지 않아도 됨에 감사한다. 건강하게 생활해주시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 얼마나 감사한가! 여러모로 감사하다.

 

채쌤이 내년에는 생장에서 레온까지 걷자고한다. 500km에 약간 못미치는 거리다. 나는 팜플로나에서 레온까지 걸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채쌤은 더 세게 나온다(^^). 생각해 볼 일이다. 시간도 되어야하니...

 

세상에는 열정적인 사람이 많다.

나는 다른 방향으로 열정적이고 싶다. 보여지는 것을 이루려는 열정 말고 내면으로 향하는 열정.

 

추신 : 헝가리의 우르슬라가 준 오 세브레이로에 있던 성당의 나부 사진을 올린다. 오 세레이로에서 파올료 코엘료가 무언가를 깨달았다고 채쌤이 알려준다. 난 그의 책을 읽은지 오래되어 기억 나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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