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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대한 의문

사적인 이야기

by 명상사랑 2021. 9. 2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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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내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시간이기도 했지만

불쾌한 감정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했던 시간이었다.

 

왜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 기대는걸까?

1번 오빠가 치러야 할 손님을 모두 내가 치러야 했다.

하물며 1번 오빠의 식구들까지 모두 내 손님이었다.

1번 오빠는 자신의 집에서 추석을 치르지 않고

산소에서 차례를 치르겠다고 가족톡방에 연락을 했다.

그렇다면 추석당일에 산소에 모여서 차례를 지내면 순리에 어긋날 것이 없다.

당일에 모인 식구들의 점심은 내가 차려야 할것 같아 각오를 하고 있었다.

문제는 가족과 함께 그 전날 어머니집에 왔다.

일하지 않는 올케와 병으로 힘들어하는 조카도 왔다.

장이라고는 차례상에 놓을 것만 달랑 사들고 와서

1박 2일을 풀(full)로 내가 장봐서 차려준 밥상을 받고 갔다.

(1번 오빠는 부인이 차리는 밥상보다 내가 차린 밥상을 받는 것을 맘편해 하는 것 같다.)

거기에 2번 오빠 가족도 내가 차린 밥상을 함께 받았고

추석당일에 모인 식구들 전체의 밥상도 당연히 내가 차려야 했다.

내게 양해를 구하고 오긴 했지만

동생가족은 연휴 마지막날에 찾아와서

밥상을 차리게 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져야 할까?

지금이 아무리 21C라지만

올케언니들이 내 밥상을 받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오빠들이 내 동생처럼 행동한다.

가족모임의 화목을 내게 너무 기대온다.

그들은 어떤 나누는 역할도 하지 않으면서.

 

왜 내 가족들은 이래야 할까?

93세 노모의 기쁨을 생각해서 그냥 참으며 보냈지만

우리가족들의 의식수준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고

마음에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쾌감을 걷어낼 수가 없었다.

왜 내게 이런 가족을 주셨을까?

'지구별 여행자'라는 책에 의하면

여기로 오기전에/태어나기 전에

인생의 많은 것을 계획하고 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런 사람들을 가족으로 선택한 것일까?

계속 생각중이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연휴에 아예 집에 가지 않아야 할까,

아니면

내가 더 커져서 기쁜 마음으로 밥상을 차려주고 있어야 할까?

가족들은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기 위해 어린아이로 남은걸까?

 

떠나올 때 어머니는

'돈도 많이 쓰고 고생이 많았다'고 말씀하신다.

이 기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걸까?

 

 

참고로 나는 요즘 요리에 재능이 있는걸까 생각해본다.

이것 저것 레시피 생각하지 않고 뚝딱 음식을 만들어 낸다.

창의적인 음식도 만들고

전통적인/옛날에 집에서 자주 먹던 음식도 만든다.

레시피를 물으면 대답이 애매하다.

식재료가 있던 그 자리에서 떠오르는 대로 요리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든 음식이

때로는 전혀 조리되지 않은 것처럼/날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맛있게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 음식은 내 식성에 맞다.

순전히 내 식성에 맞다.

간장을 더 넣으니 맛있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너무 담백해서 아마도 그냥/어쩔 수 없이 먹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내 입에만 맞는 요리라 해도

내가 한 음식이 맛있게 느껴지니

요리에 재능이 있지 않겠나 생각해본다.~^^

(2021.09.23.)

 

 

 

컨디션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뀐다.

불쌍한 내 가족들(본인들은 가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친척정도로 생각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냥 보살펴 주자!

나이는 들었지만 어른이 되지 않은 사람들을

어쩌겠는가?

나보다 나이가 많다고 어른인것도 아니고

나보다 나이가 적다고 철없는 것도 아니다.

그냥 철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어디라도 기대고 싶어하고

쉬고 싶어하는 그 마음을 받아들이자.

아직 마음이 어리니

비빌 언덕이 필요하지 않겠나~~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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