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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으로 삼기를...

사적인 이야기

by 명상사랑 2020. 7. 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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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혹시 나도 내 생각에 함몰하여, 내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을까?

게다가 요즘 우리학교에서 나는 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제까지도 내 목소리를 죽이고 살지는 않았다. 상당히 할 말을 하면서 살았다. 다른 사람들이 가끔 내가 하는 말에 '사이다'와 같은 시원함을 느낀다고 할 정도로,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야 살지 않았지만, 보통의 사람들 보다는 하면서 살았다.

그렇지만 그러한 이야기들을 보통은 농담처럼 던지며 살았다. 정색하고 이야기하면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기에 농담처럼 던지고, 웃으며 이야기하고 지나갔다.

 

그러나 요즘의 나는 종종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때로는 화를 내면서 이야기한다.

나름대로는 타인을 대변한다는 생각도 있고, 타인을 보호한다는 의도도 있고, 나만의 이익을 위한 행동과 말이 아니라는 자부도 있지만, 이것이 심해지면 오만이 되지 않을까?

불손이 되지 않을까?
꼰대가 되지 않을까?

 

내 삶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던 서울시장의 죽음은, 대화의 꺼리가 제공된 것에 불과하다 생각했는데, 친구와 나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친구의 생각이 100%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 생각이 다 맞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죽은 사람이 죽은 이유를, 친구는 좋게 만 생각한다.

자신이 관여한 단체나 여러 사람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 두려워 자살했다고....

나는 그렇게 까지 생각하지 않는다. 내 견해로 그는 일단은 범죄자이다.

그런데 그는 너무 좋은 모습으로 포장을 하면서 살았다고 생각된다. 실제로도 그 시절에는 그런 마음으로 살았을 것이다.

그렇든 말든 최근의 사적인 행보는 범죄를 행한 것이다.

너무 포장이 잘 되어서 다른 사람은 상상도 못할 정도의 페르소나 뒤의 모습!

자신도 그런 자신을 알았으리라. 그래서 자신의 범죄가 들어났을 때, 보여진 모습과 정 반대가 되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하고, 그런 모순을 견딜 자신이 없어서 자살한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에서라기 보다는 자신이 보여준 모순을 극복할 자신이 없었던게 아닌가하고 생각한다.

 

하필이면 친구와 만나는 그 시점에 영화 '쇼생크 탈출'의 뒷부분을 봤다. TV를 통해서.

그 영화에서 교도소 소장의 자살 장면이 나온다. 오랜세월 왕국처럼 권한을 누리면서 온갖 비리를 저지르던 소장은 경찰이 들이닥치자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 소장의 평소 행보가 서울시장과 비교할 것은 못되지만 모순으로 치자면 서울시장이 훨씬 더 크게 다가온다. 소장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하다가 자신의 비리가 들어난 것이 확인되자 뒷감당을 피하기 우해 자살했다. 서울시장도 시장실안에서는 어쩌면 권력의 세계에 빠져 있었지 않았을까? 그러나 타인들에게는 여전히 인권운동가이자 시민운동가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생활하지 않았을까?

 

아무도 서울시장의 마음속에 들어가본 사람이 없다. 그는 이 문제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생을 마감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자신의 그릇으로 그를 저울질하고 평가하고 판단한다. 그 과정에서 판단하고 미루어짐작하는 사람의 그릇이 보여진다.

 

친구는 나보다 타인을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자살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리라. 이렇게 보면 친구의 인간성에 감동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친구때문에 불편하다. 불쾌하다.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내 의견에 벌컥 화를 내면서 아예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고 주문하는 것에 일단은 불쾌했다. 우리 사이에서 그냥 최근 핫이슈에 불과한 대화꺼리에서 그렇게 화를 내야할 이유가 있을까 싶은데, 화를 냈다. 나를 향해서.

참았다. 진짜로 같이 되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이 친구가 카톡으로 어떤 기사를 하나 보냈다. 자신의 의견과 비슷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다시는 거론하지 말라고 하면서 화를 내던 친구가 또 그 이야기를 거론하며 타인의 글을 통해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려고 한다.

바로 이런 모습이 내가 싫어하는 것이다. 서울시장의 모순과 친구의 모순이 다를 것이 무엇인가?

겉으로 여성운동가, 인권운동가였던 사람이 여성을 권력으로 성착취하고, 아예 이야기도 꺼내지 말라고 화를 내던 친구가 다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모습이 내게는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물론 모순의 규모는 너무나도 차이가 나지만.

 

내 성격검사에는 상대방의 말의 모순을 잘 파악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예전에 했던 말과 지금 하는 말이 다르면 나는 금방 알아차린다. 앞에서 한 말과 뒤에서 한 말이 다르면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아차린다. 그만큼 모순에 민감한 성격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장의 모순도, 친구의 모순된 행동도 나에게 매우 크게 다가온다. 옳지 않게 보인다. 비판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혹시 최근의 내 행보도 저런 모순에 빠져 있지는 않았을까? 반성해본다. 윗사람이 옳지 않다고 주장하며 고칠것을 요구했지만, 사실은 내 주장만 한 것은 아닐까? 반성해본다. 나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타인의 의견을 무시하며 생활하지는 않았을까 반성해본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의견이 꼭 옳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게되고, 내 의견을 주장하는 것에서 조심스러워져야 하는 것을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생각만큼 실천이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반성을 한다.

나는 열림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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