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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은 관계(경남 양산 내원사)

사적인 이야기

by 명상사랑 2025. 8. 2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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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4.(일)
정기 모임을 가졌다.
11시 30분에 민언니집에서 모였다. 순서상 혜0님이 운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지난 금요일 시립교향악단 공연을 볼 때 민언니가 자신이 운전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민언니는 고집을 꺽지 않고 결국 자신이 운전한다.
민언니는 신불산 간월재를 가고 싶단다.
혜0님은 자신이 운전한다 생각하며 문경 석탄박물관을 가겠다 생각하고 왔단다.
민언니는 문경 석탄박물관은 볼 것이 없고, 예전에 가봤다고 하면서 매우 싫다는 의중을 전달한다.
나는 운전자 맘이니까 민언니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고 한다. 다음주에 문경에 가면 된다고...
간월재로 가는 도중에 네비게이션의 말을 듣지 않는 민언니.
시내에서 꽤나 여기 저기로 왔다 갔다 한다. 네비의 의견을 듣다가 안 듣다가를 반복하면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
민언니는 많은 것을 비판한다. 네비도 비판하고 길가는 사람도 비판하고 뭐 그런 식이다.
아침에 앵무새 노랑이와 실랑이를 하다가 나와서 그렇단다. 그 실랑이하던 감정이 그대로 세상에 투영된다.
나는 민언니가 그렇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오늘 따라 매우 까칠하다고...
혜0님은 토요일에 어머니 아버지를 모시고 성주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에 다녀 왔단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 때문에 열받은 사실을 이야기 한다.(거의 언제나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 ㅎㅎ) 아버지는 가는 길이 조금만 멀어도 어디를 가는데 아직도 도착하지 않느냐고 계속 잔소리를 하신단다. 어머니는 가는 길에 주무시고 계셨단다. 그리고 막상 식물원에 도착해서는 1층에 잠깐 앉아 있다가 나왔단다. 두 분이 잘 걷지를 못하니 2층과 야외는 구경도 하지 못했단다.
그리고 아들은 오늘 쉬는 날이어서 여자친구와 같이 놀러갔다고 그런다. 아들이 '이번 여자친구는 아마 어머니 맘에 들것'이라고 했단다. 
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간월산으로 갔는데, 가는길에 IC를 하나 놓쳐서 네비에 돌아오는 길과 현재 가는 길이 동시에 나타난다. 민언니는 운전을 하면서 네비에 집중하지 않는다. 암튼 통도사 IC까지 갔다가 돌아와서 도착한 곳은 간월재가 아닌 국립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이다. 간월재 가는 길을 물으니 배네2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야 한다는 정보를 얻는다. 돌아 나와서 네비를 다시 설정하고 다녔지만 원하는 곳을 찾을 수 없어 여기 저기 다니다가 강가에 잠깐 내렸다. 그 사이에 그 동네를 2번 3번 왕복하였다. 

(나의 기억에는 간월재에 차가 다니지 않았던 것 같은데 민언니는 거기에 차길이 있었고 차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황매산 갔을 때 본 그 푸른 정경을 간월재에서도 보고 싶어서 거기를 고집했는데, 간월재는 2시간을 걷지 않으면 도착할 수 없는 곳이다. 민언니는 걷기를 거부하니 결국 간월재는 갈 수 없는 곳이다.)
잠깐 내린 강가는 아름다웠지만 더웠다. 잠깐 사이에 땀이 솔솔 나서 옷을 적신다.
차를 타고 헤멘 시간이 꽤 길어 대구로 돌아가서 저녁을 먹고 헤어져도 그리 이른 시간은 아닌듯하여 대구로 가자고 했는데, 민언니는 다시 지도를 검색하여 내원사로 간단다.
대구로 가자는 의견을 다시 이야기 하니, '나를 하루 이틀 본 것도 아니면서...'라고 대답한다.
내원사로 들어가는 길은 여전히(?) 막힌다.
작년 여름에 내원사에 가려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계곡에 온 사람이 너무 많아 차를 운전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어 결국 돌아 나왔다. 올 해는 그래도 오후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조금씩 나아가서 결국 내원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주차 후 조금 걸어 들어가니 내원사가 나온다.
내원사를 (차로) 들어가는 길은 매우 길고 계곡이 매우 멋지다. 그래서 사람들이 매우 많다. 
계곡에는 내원사에서 내 건 현수막이 많이 걸려 있다. "이 곳은 내원사 경내이므로 수영이나 물놀이를 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현수막 바로 아래에서도 물놀이를 하고 수영을 한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 보다는 내원사의 현수막이 잘못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내원사는 주차비를 활용하여 많은 돈을 번다. 그래서 들어오는 모든 차를 수용한다. 물론 수용가능한 범위 내에서 겠지만... 그래서 길은 온통 주차장이다. 교행이 너무 힘들어 차가 더 막힌다. 그런 상황을 만들어 놓고 물놀이를 하지 말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주차를 통제하면서 물놀이를 통제하면 되겠지만 '물놀이를 위해' 들어오는 그 많은 차들을 통제하지 않고 물놀이를 금지하는 현수막을 걸어 놓는 것은 모순이다. 그 현수막이 물놀이를 난해하게(?) 하지 않게 하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겠다.
내원사는 들어가는 길이 그리 길고 멋있었던 것에 비해 작은(?) 규모이다. 사실 내가 방문하는 사찰이 항상 큰 곳이어서 그리 느낄 수도 있다. 암튼 크지 않은 사찰이지만 비구니승들이 생활하는 곳이어서 매우 정갈하게 느껴진다.
내원사를 보고 나오는 시간이 나에게는 이미 저녁 식사시간이다. 배고프다고 졸라서 휴게소에서 밥을 먹고 대구로 온다.

현수막 아래에서 물놀이 하는 사람들

걸어 들어가는 내원사길

계곡이 이리 좋다.

깔끔한 내원사

 

이 날 하루를 돌아보면 우리가 얼마나 익숙해져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아무도 민언니의 고집을 꺽으려고 하지 않는다. 어차피 시도해도 실패한다는 것을 아니까.

아무래 헤매어도 그러려니 한다. 한 두 번 있었던 일도 아니고, 또 우리의 마음이 좀 여유롭기는 하다.

또 앵무새 이야기나 가족 이야기에도 익숙하고,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팩트 체크를 하는 나의 태도 또한 여전하다. 가끔 찌르는 듯한 팩트 체크를 두 사람은 웃어 넘긴다. 또 그런다고 말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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