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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사람

사적인 이야기

by 명상사랑 2022. 10. 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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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을 위해
시간을 내는 사람
한 번 한 약속은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애둘러 말하지 않아도
상처받지 않는 사람

같이 있을 때
나의 침묵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
취향의 다름을 인정하는 사람

내가 그를 존중함을 느끼는 사람
내가 보여주는 모습이
진심임을 아는 사람

타인을 돕는다고 의식하지 않고
도와주는 사람
마음이 부자인 사람
자신이 특별한 존재임을 아는 사람
타인의 특별함을
인정하는 사랑

그래서 생긴 소원 하나
위와 같지 않는 사람은
내게 너무 가까이 오지 않기를...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니면 너무 자신만 존중하는 사람은

그런 사람을 아직은

상처없이 만나기 힘들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

               - 류시화 -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뭇잎의 집합이 나뭇잎들이 아니라
나무라고 말하는 사람
꽃의 집합이 꽃들이 아니라
봄이라는 걸 아는 사람
물방울의 집합이 파도이고
파도의 집합이 바다라고 믿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길의 집합이 길들이 아니라
여행이라는 걸 발견한 사람
절망의 집합이 절망들이 아니라
희망이 될 수도 있음을
슬픔의 집합이 슬픔들이 아니라
힘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않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벽의 집합이 벽들이 아니라
감옥임을 깨달은 사람
하지만 문은 벽에 산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
날개의 집합이 날개들이 아니라
비상임을 믿는 사람
그리움의 집합이 사랑임을 아는 사람

 

 

2022.10.17.(월)

어쩌다가 보니 류시화의 책에 같은 제목의 시가 있다.

그리고 아직은 내가 얼마나 멀었는지를 느끼게 된다.

둘을 비교하니

난 아직 이 세계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다~ㅠㅠ

부산 연수를 가게되었다.
몇 명이서 같이 가자고 했다.
칠중수다 모임이 같이 가기로 했고, 4명이 신청했다.
모두 신청되었고, 한 명 더 신청한 사람이 있어 5명이 같이 부산에 갔다.
3명은 1호차를 타고, 최쌤과 나는 2호차를 타고 간다.
이 연수는 1,2호차를 사람 이름을 가나다순으로 해서 정했다.
강, 김, 박씨들은 1호차이고 이, 최, 현 등은 2호차다.
ㅋㅋ나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로 최악이었다.
최쌤은 친구를 그곳에서 만났고
친구와 대화한다고 나는 안중에도 없었다.
먼저간 사람이 당연히 자리를 맞아 주는 것이 불문율이건만
친구와 두사람이 같이 앉아서는
한사람씩 앉는다고 나는 알아서 하라는 표정이었다.

적으려니 너무 쪼잔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나는 화가나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좋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생각하게 되었다.
난 의리없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김희경교장쌤과 매우 다른 모습이다.
김희경교장쌤은 친구들이 있다는 이유로 오히려 나에게 짬을 내주지 못한다.
전화도 해주고 인사도 너무 반가워 해주면서도 친구들과의 의리를 지켰다.
최쌤과 너무 다른 행보이다.
최쌤은 게다가 부산에 있는 사촌을 만난다고 연수시간을 이용한다.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다.

평소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발언을 해서 나를 당황하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결심하였다.
올해가 끝나면 명퇴를 하니까 내년부터는 아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겠다고.
사실 수다회를 오래 참여할 수 있을지 항상 생각하는 1인으로서
결론은 아니다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난 수다회 전체 모임을 오래할 자신이 없다.
그들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그들은 좋은 사람이다.
그러나 나랑은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이다.
사람은 코드가 맞아야 같이 행복할 수 있다.
끈임없이 참으면서 만나야 하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 소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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