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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 요가를 필요로 하는 예2

명상 에피소드

by 명상사랑 2009. 8. 3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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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의 이야기이다.

이 아이는 전학을 왔다. 3월 2일자로 왔기 때문에 우리학교에서 진급한 보통의 아이들처럼 우리반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전학을 올 때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와 함께 학교로 찾아 왔는데, 좋은 학군에 있다가 왔다기에 넌지시 '혹시 ㄷㄷ이에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라고 여주어보았더니,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이, '문제가 있다면 아버지인 나에게 있지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라고 대답을 하신다. 아버지랑 같이 살지도 않고, 학교가 가깝다는 이유로 고모집에서 산다는 것도 그렇고 무언가 있을 것 같은데, 아이조차도 전혀 그렇지 않다는 듯이 말하고 행동하기에 더 이상 물어보지 않고 지내 보내고 있었다. 게다가 주민등록등본은 부와 모 그리고 갖 태어난 동생까지 제대로 갖추어진 상태여서 더이상 의심  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아이들의 세상에서  유유상종의 법칙은 어겨지지 않는다. 몇일 지나니 어울리는 아이들이 거의 그렇고 그런 아이들이어서 미루어 짐작이 되고 있었다.

그래도 한 동안 무난히 보낸듯 하였지만, 어느날인가 어머니가 아이의 재학 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하나 떼어 달라고 하신다. 보험 넣는데 필요하다고 해서 그러려니 하고 떼어 줬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경찰서 제출용으로 재학증명서가 필요했다고 그런다. 물어보니 오토바이를 훔쳐서 타고 놀다가 걸렸다고 그런다. ㄷㄷ가 경찰서에서 처벌을 받을 때까지 학교에서는 모르고 있었기에 그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처벌이라고는 해도 미성년이었기 때문에 거의 가볍게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가 ㄷㄷ이 학교내에서의 문제로 내게 부각된 것은 다른 반 아이와 부딭히는 사건이 있어서 였다.

다른 반의 어떤 숙기없고 여린 학생이 매점에서 햄버거를 사 먹고 있는 중에 목이 매여 캑캑 거리며 잠깐 허리를 숙이고 있다가 일어나는 중에, ㄷㄷ가 그 아이의 뒤에서 달려오다가 부딭혔는데, 그 아이는 뒷머리와 옆머리 사이를 부딭혀서 상관없었는데 ㄷㄷ는 그만 코가 부딭혀서 코뼈가 부러지고 말았다.

즉시 양호실에 가기는 했는데, 그날 따라 양호선생님은 바쁜 일이 있어서 ㄷㄷ를 데리고 병원에 데려갈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어머니에게 연락해 놓고 ㄷㄷ를 앉혀 놓았고, 담임인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난지도 모르고 수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학교까지 오는데 1시간여가 걸려서 ㄷㄷ는 결과적으로 1시간 정도를 코뼈가 부러진 상태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어야 했던 것이다. 어머니가 도착해서 ㄷㄷ를 데리고 인근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하였는데, 생으로 코뼈가 부러졌으니 ㄷㄷ가 아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함께 살지 못하면서 아파하는 아들을 보는 마음이 많이도 아팠을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빨리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지 못한 학교의 처사가 많이 불만스러운 상황이었다.

어머니가 오시는데 1시간이나 걸린 사연을 물어보니 그제서야 지금 아버지와 사시는 엄마는 새엄마이고 친엄마는 좀 먼 거리에 혼자 산다고 그러신다. 그리고 전학을 오기전까지는 친엄마와 같이 살고 있었는데, 저 번 학교에서 사고를 쳐서 전학을 하게 되면서 아버지가 아이의 문제를 엄마탓으로 돌려서 아이와 엄마를 만나지 못하게 하고 있는 중이었다. 사고덕분에 오히려 아이는 엄마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ㄷㄷ의 엄마는 병원에 데려가지 못한 학교의 처사도 불만이었지만, ㄷㄷ와 부딭힌 아이가 학생 폭력 조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더 문제였다. 부딭힌 아이는 누가 봐도 그냥 순하기만 한 아이인데 ㄷㄷ의 어머니는 ㄷㄷ가 전학을 왔기 때문에 아이들이 ㄷㄷ를 손 본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였다. 담임인 내가 극구 아니라고 말을 해도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의 부모들을 불러서 손해배상이라도 하고 아이들을 처벌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모양이었다.

그런데 사건의 상황 설명을 듣고 또 부딭힌 아이의 면면을 볼때 전혀 그럴 가능성이 없음에도 전학오기전 학교에서 ㄷㄷ가 한 행동때문에 이번 일도 그런 부류로 해석하는 것처럼 보여 손해배상을 이야기하는 어머니의 오해를 담임으로서 그러도록 용납하고 있어서는 않될 것 같았다. 그래서 어머니가 손해배상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순간, 그때 함께 있던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단도직입적으로 그렇게 하시지 마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사건이 우연히 일어난 것이지 누구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손해배상씩이나 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을 드렸다. 다만 영~ 억울하면 학교 안전공제회에 신고하여 치료비를 물어주도록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어머니는 물론 내 처사가 불만이었고, 뜻대로 하지 못해 안타까웠을 것이다.   

부딭힌 아이의 담임선생님에게는 어쩟든 도의적인 책임이 있으니 그 학부모님께 치료비를 주겠다고 말씀드려달라고 부탁을 해 놓았다.

그래서 부딭힌 아이의 어머니가 ㄷㄷ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서 말을 하면 어떤 것이라도 꼬투리를 잡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시니, 나중에는 전화하기도 화가 난다고 그러는 상황이 되었다.

ㄷㄷ의 어머니는 하루저녁에 10통도 넘는 문자를 내게 보내왔다. 답장을 하긴 했지만 어머니의 하소연을 다 들어주기에는 , 특히 어머니의 오해를 다 풀어주기에는 하루저녁으로는 모자란다는 느낌을 느꼈다.

다음날은 어머니의 장문의 편지가 내게 배달되었다. 내용인즉 자신이 법을 많이 알기 때문에 이번 상황이 손해배상 받기에 충분하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임인 내 말을 들어주겠다는 내용이었는데, 옆자리 선생님이 그 편지를 읽어 보더니 손해배상하겠다는 의지로 생각된다 해석하기도 하였다.

그러는 차에 다시 ㄷㄷ가 코가 아프다고 교무실에 왔다. 다행이 그 시간 내 수업이 없는 시간이어서 ㄷㄷ를 데리고 다니던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했다. 기다리는 도중에 나는 ㄷㄷ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 우연한 사고가 일어났을 때 감정 갖지 않고 상대를 용서하게 되면 다음에 니가 실수해서 일어난 사고가 있다해도 용서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니 이번 일은 너와 엄마가 부딭힌 아이를 용서하기를 바란다.  사실 그 아이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억울하다고 생각될 것이다. 자기는 그냥 햄버거 먹다가 햄이 목에 걸려 허리를 숙였다가 일어섰을 뿐인데 니가 앞도 안보고 달려와서 부딭히고서는 코뼈까지 부러졌으니 얼마나 속상한 일이겠니? 그 아이는 보니 맘이 몹시 여린 아이같더라. 그날 양호실에서 우는 모습은 너도 보았을 것이다. 그러니 니가 용서해주기를 바란다'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는 중에 아이의 아버지가 병원에 도착하여 나는 다음 시간 수업을 하러 학교로 돌아왔었다.

그 일은 그럭저럭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3일쯤 지나니 아이도 아프다고 하지 않았고 코도 잘 봉합되어 멀쩡해 보였으며, 다른 병원에서도 별 일 없다며 돈 많이 드는 검사는 안해도 될것 같다고 해서 병원비로 2만원 남짓 쓰이고 해결이 되었다.

그 사건 이후 ㄷㄷ는 엄마와 시간이 맞으면 주말을 엄마와 보내게 되어 오히려 좋아진 경우가 되었다.

그 ㄷㄷ가 2학기가 끝나갈 무렵에는 손등을 온통 반창고를 붙이고 있어서 왜 그렇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팔을 들고 등을 제켰는데 그만 창문이 깨어졌다고 그런다. 깨진 창문에 손등이 상처난 것을 양호실에서 치료를 했다는 얘기였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가 아픈것을 걱정했지만 속으로는 참 우습다는 생각도 했다. 아이의 엄마가 이번에는 창문에라도 손해배상청구를 할까하는 뒤틀린 생각이 내 마음에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아이가 3학년에 올라갈즈음 나는 ㄷㄷ의 어머니에게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 심리치료서적 한 권을 선물했다. 아이의 엄마가 자신의 삶을 부정적으로 보니, 아이의 삶까지도 부정성이 물들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제발 어머니가 삶에 대한 긍정성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 후, 아이는 3학년이 되고 내 시야에서 거의 사라지는 듯 했다. 3학년 담임은 학교에서도 유명한 학생을 많이 위해주는 좋은 사람이었다. 그 담임이 ㄷㄷ의 담임이 되어서 나는 안심하고 지낼 수 있었었다.

그러던 2학기 초의 어느날, 다른 아이가 내게 요즘 ㄷㄷ가 안보인다는 정보를 내게 말해준다. 나는 혹시나 하고 ㄷㄷ에게 전화를 해 음성을 남겼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현 담임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오토바이를 타고 사고를 내고 본인도 다쳐서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그런다. ㄷㄷ는 운전을 했는데 뒤에 탄 아이는 급소를 다쳤다는 말을 전해준다.

얼마후 학교에서 ㄷㄷ를 만났는데 그 잘생겼던 얼굴에 흉터가 많아서 그런지 나를 피하는 모습이 역력하여 나도 모른체해주고 지나보냈다. 담임쌤의 이야기를 들으니 모습은 그래도 건강하게 회복이 잘 되었단다. 그리고 학교에도 열심히 잘 다니고 있고.

 

ㄷㄷ가 내편이 되어 참 고마웠던 기억도 있다.

그 때 우리반이 쓰던 교실이 북편의 한칸 반짜리 큰 교실이었는데, 겨울방학을 1주 남겨 놓고 교실을 작은 곳으로 옮겨서 사용하라는 학교의 지시가 있었다. 다음해에 학급수가 조정이 되면서 부득이하게 생겨난 일이지만, 햇볕도 들어오지 않는 뒷교실을 1년동안 사용하느라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책걸상뿐만 아니라 책꽂이, 사물함, 컴퓨터, 청소용구함 등 많은 물품을 들고 이사를 하라는 것이었다. 그런 일은 행정실에서 처리를 해 주어야 할 문제라 생각되지만, 행정실 인원으로 그런 일들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므로 학생이 있을 때 처리하는 것이 편하기는 하리라는 생각이 들긴 하였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사를 가야 한다 했더니, 왜 우리만 힘든 이사를 해야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나는 행정실 직원의 숫자가 거의 없음을 알리고 우리가 조금 손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보탬이 되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렇게 해 주기를 부탁했다. 그리고 1년 동안 내가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내가 좀 힘들어도 많은 사람이 편해질 수 있다면 내가 알아서 손해보는 모습을 몇 번은 보여준것 같은데 그렇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 ㄷㄷ가 참 적소에 대답을 잘 해 주었다.

'맞다, 우리선생님은 매일 차없는 다른 선생님을 태워주시잖아!'라고.

덕분에 그날 힘겨울 수도 있는 교실 이사는 마치 잔치처럼 진행되었다.  

그리하여 그 아이와의 인연도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고.

 

그 아이와의 관계도 예외없이 카르마 요가의 힘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사고는 치고, 아버지는 사실을 숨기고, 엄마는 처음에는 거짓말을 하고, 나중에는 엉뚱한 상상을 하고, 그러는 와중에도 아이는 엄마없는 외로움에 어쩔줄 몰라하고....

그래서 ㄷㄷ를 자주 남겼다. 학교에 남겨서 명상을 시키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명상을 시키는 명분으로 빵과 우유를 사주면서 시간도 보내고(사고 칠 시간을 줄인다.) 함께 남겨진 아이들과 더 친해질 기회도 제공한다. 난 그저 주어진 일에 대처만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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