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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 요가를 필요로 하는 예1

명상 에피소드

by 명상사랑 2009. 8. 3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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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 요가라는 것은 요가 동작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되 그 결과는 신경쓰지 않는 마음이 바로 카르마요가이다.

그 전에 어떤 일을 할때 그 일이 잘되었을 때 어떤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기대 또한 갖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 기대하지 않고, 결과에 초연한 상태가 카르마 요가인 것이다.

학생들을 대할 때 카르마 요가의 마음 자세를 가지지 않으면 않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중에는 절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변해주지 않는 우가 있다.

그 한 예가 있다.

ㅁㅁ는  키도 크고 얼굴도 이쁘장하고 항상 웃는 얼굴의 아이였다.

그 ㅁㅁ가 평소에 학생으로서 부족한 부분은 지각을 자주 한다는 것이었다.

엄마가 없이 아빠와 언니와 생활하는 ㅁㅁ는 아침에 일찍 나가는 고2 언니 덕분에 일찍 일어나지만, 아침밥도 먹지 않고 학교 올 시간을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다시 잠이 들어 늦을 때가 많았다. 그런 ㅁㅁ는 다른 부분에서 학생으로서 모자라는 부분이 없어 매일 늦으면 전화 하는 것으로 그 아이의 행동에 대처하는 길 밖에 없었다.

그 해 나는 지각을 하면 벌금을 받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잘못을 해도 체벌을 하지도 못하고 청소를 시켜 봐도 당연히 해야할 청소가 벌이 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이 잘못한 학생에게 벌금을 내게 하는 제도였다.

ㅁㅁ는 지각을 많이 해서 벌금이 많이 쌓였다. 그런데 ㅁㅁ네 집은 형편이 어려웠다. 아버지가 대리운전을 하기는 했지만, 술을 먹은 다음은 쉬는 날도 많아서 벌이가 변변치 않았을 뿐 아니라, 아버지 성향이 아이들에게 용돈을 챙겨주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ㅁㅁ는 언제나 가난하게 생활하였기에, 쌓이는 벌금을 내기가 힘겨웠다.

거기에 대처하는 내 방법은 다른 학생들 모르게 벌금을 손에 쥐어주고,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나에게 내게 하는 것이였다. 벌금의 많은 부분을 그렇게 낸것 같다.

또한 ㅁㅁ는 언니가 입던 교복을 그대로 입고 있었는데, 아이가 크면서 교복이 터질듯이 작아졌다. 아버지는 당연히 그런 상황에 무관심하였기에, 어느 날은 내가 데리고 나가서 교복 윗도리를 사 주었다. 대신에 치마는 재활용하는 교복을 하나 구해 주었다. 학교에서 '교복 물려주기'일환으로 모아 놓은 교복이 있었던 것이다.

아주 가끔씩 벌금 외에도 아이의 손에 용돈도 조금 쥐어 주면서 그렇게 그렇게 2학년을 마치고 3학년에 올려보냈다. 다행히 그 사이에 내가 인지한 더 이상의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ㅁㅁ가 3학년이 된 후의 어느 토요일 밤의 일이다.

토요일이라 느긋해진 나는 밤 12시 30분까지도 책을 보며 놀다가 잠이 들었는데 1시가 넘은 시간에 전화벨이 울리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잘못된 전화겠지 하며 나는 무시하며 있었는데 몇 번이고 계속되는 전화소리에 결국 일어나서 받아 보니 ㅁㅁ의 언니라면서 다급하게 ㄱㄷ병원에 와 달라고 그런다.

ㅁㅁ가 낮에 놀러갔다가 어디엔가 걸려서 넘어졌는데 앞니를 다치고 약간의 외상이 있기는 한데 문제는 그때까지도 계속 토하면서 상황이 좋지 않다고 그런다.

나는 솔직히 귀찮았다. 잠을 잔지 30분도 되기 전에 부시시한 얼굴로 한 밤에 병원까지 가야하는 일이 성큼 내키는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몇 초를 망설였지만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

얼마전에 본 영화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이나영과 강동원이 주연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영화가 그것이다.

그 영화에서 강동원이 살인을 저지른 죄수로 나오고 이나영이 고모인 수녀님과 함께 강동원을 찾아가서 대화를 하는

그 영화를 보면서 문득, 수녀님은 왜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죄수를 보살펴 주시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죄를 저지르기 전에 조금만 돌봐주면 선량하게 살았을 사람들이,큰 죄를 저지르고 나서야 수녀원이든 누군가로부터 보호받고 관심받고 사랑받는 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ㅁㅁ의 언니가 걸어온 전화가 귀찮아 무시하고 싶은 마음이 태산같았지만, 지금 가지 않으면 ㅁㅁ자매가 나쁜 길로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안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밤에 병원에 갔다.

아이는 응급실 침대에 누워있고 언니는 대기실 의자에 앉아서 그져 놀고 있었다. 담당 의사를 만나봐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단다. 넘어질때 머리가 흔들려서 어지러우니 토하면 토하는 대로 내버려 두고 상황이 진정되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그런다. 앞 니가 부러져서 치료를 하려면 또한 기다려야 한단다.

그래서 응급실에서 비닐봉지로 토하는 것을 받아내며 기다렸다.

기다리는 사이에 ㅁㅁ의 언니와 이야기를 해보니, 지금 집을 나온 상태여서 아버지에게 연락할 수 없다고 그런다. 아버지와 싸우고 나왔기 때문에 갈 수도 없다고 한다. 벌써 집나온지 한참이 되었는데, 겨울방학때에도 한달이나 집나와 있었던 경험도 있다고 그런다. 지금은 언니 친구의 집에서 살고 있다면서.

그리고 엄마와는 연락이 되지 않는단다. 엄마와 연락을 하려면 이모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단다. 아빠가 엄마를 찾아갈가봐 엄마가 몸을 숨기고 있다고 한다.

알고보니 내가 그 아이의 담임이었던 시기에 엄마 아빠의 이혼 소송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엄마의 잘못으로 이혼을 하게되어 엄마가 거의 도망가듯이 피신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참 딱한 사정이었다.

 

거의 밤을 새우고서야 아이의 토악질이 멈춰지고 그제서야 치과 의사가 불러 치료를 시작했다. 앞니 치료를 하는데 돈이 많이 들지만 표시가 나지 않는 것과, 표시나는 싼 것이 있다기에 표나지 않는 것으로 치료해 달라고 했다.

무사히 치료가 끝나니 아침시간이 되어가서 병원앞 죽집에서 죽을 사 들고 가서 아침을 먹이고, 퇴원수속도 했다.

오는 길에 집에서 가지고 나온 옷이 전혀 없이 몸에 걸친것이 다리기에 아프다는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시장에 들러 집에서 입을 수 있는 옷과 속옷을 샀다.

내 집에 데려와서 쉬게 하고 하루를 보냈는데. 언니는 죽어도 내 집에서 같이 지내지는 않겠다고 그러면서 저녁에는 친구네 집으로 가버렸다. 아이는 언니가 유일하게 힘이되는 존재인데 언니가 가고나니 몸시 힘겨워 했다. 내 성격이 다정다감해서 아이를 잘 돌보는 것도 아니고 하니 아이는 내 집에 있는 것을 몹시 불편해 했다. 화요일까지 함께 학교를 갔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 ㅁㅁ가 제발 언니와 같이 있고 싶다고 조른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월요일 저녁에는 ㅁㅁ엄마와 연락이 되어 내 집에 들러 이야기를 조금 나누었지만,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갈 형편도 되지 않는다고 그러면서 지급된 병원비만 내게 주고 떠나갔다.

수요일쯤에 결국 ㅁㅁ의 언니가 와서 ㅁㅁ를 데리고 나갔다. 어떤 사람이 ㅁㅁ를 몹시 보고싶어한다는 것이 핑계였지만 아이들이 어떤 의도로 그렇게 이야기 하는지 알기에 그냥 보내 주었다. 나도 그 아이 둘을 모두 책임질 입장도 아니었기에 말이다.

다만 가장 힘겨운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했다는 위로를 스스로에게 하면서.

그 아이들은 담임선생님도 개입하고 엄마도 알아보고 해서 결국 청소년센터에서 생활하게 되었는데, 한달 쯤 뒤에 언니가 센터의 선생님과 충돌하게되어 엄마가 방을 하나 얻어주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 아이는 이후에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여, 축제때는 친구들과 어울려 무용을 선보이기도 하며 3학년을 무사히 마치고 일반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그리고 지금은 연락하지 않고 지내고 있지만, 잘 있으리라 기대된다.

 

나는 그 아이에게 카르마 요가를 실현했다.

그 순간 필요한 일을 기대없이 행하고,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아이의 운명이라 생각하며 넘어가는 카르마 요가!!

어떤 면에서 내가 한 일들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섭섭해 할 수도 있고, 그렇게 했는데 연락조차 하지 않는다고 또한 섭섭해 할 수도 있겠지만, 다행히 나는 카르마 요가가 먹혀들어가는 타입이다.

어느날인가, ㅁㅁ가 '자주 연락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 하기에 연락하는 것에 부담갖지 말라고 말해 주었다.

내가 해준것이 조금이라도 있다해도 부담스러워하지 말라고...

그리고 지금도 ㅁㅁ가 마음의 상처 적게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 아이가 나에게 마음의 부담을 가지지 않고 오히려 잊고 지내기를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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