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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이야기

by 명상사랑 2021. 2. 1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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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운 세월 너머에

아직도 기억에서 날 웃게하는 한 소년이 있다네

그 시절에 소년은 머리를 노랗게 염색했었네

나는 놀렸다네

노랑머리, 노랑머리라고...

소년은 몇 번을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다네

그래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네

그 소년에 대한 나름의 애정표현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지혜롭지 못한 방법이었다네

그런데 그 소년이 나에게 '아하'의 순간을 주었다네

몇 번을 싫다고 해도 멈추지 않았더니

어느 순간 그 소년이 웃어버렸네

농담이 그냥 농담으로 흘러갔다네

그 순간 모든 긴장은 사라지고

우리 사이에 해방감이 밀려들었다네

차아~~~암 좋았다네....

 

20년 가까운 세월 너머에

나는 친구들을 멀리 했다네

한 친구 때문에 힘들었다네

나를 편애하는 어떤 사람때문에

질투하는 한 친구의 따돌림과 뒷담화를 들어야 했다네

그대의 행동이 나를 힘들게 한다고

대화하고, 대화하고....

같은 그룹의 친구에게 하소연하고, 하소연하고....

어느날 나의 하소연을 듣던 친구가

'니가 질투 해서 그러는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네

내 가슴에서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네

그 후 나는 그 친구를 아무일 없었던듯이 대하고 헤어졌다네

그리고 다시는 그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다네

연락하지 않았다네

연락받지 않았다네

 

 

오늘 나는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네

희망을 내려 놓았다네

그동안 꽤 많이 노력했다네

설득도 해보고

따지기도 하고

화도 내보았다네

그리고 혼자 끙끙 앓으며 불쾌함을 가지고 있었다네

그러다가 오늘 문득 깨달았다네

그에게 더 이상의 내 노력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노력할수록 그의 밑바닥을 보게 된다는 것을

(나의 교양없음도 함께 보게 된다네)

일에 대한 감각 부족

숲을 보지 못하는 안목

감정적으로 일처리하는 모습을 여기 저기서 보게 되면서

타인의 의견이 통하지 않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네

집단지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스스로 너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바보에게

더이상 마음쓰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네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그에 대한 일말의 믿음이 사라지는 순간이 찾아왔다네

그가 스스로 겪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네

그래서 나는 내려 놓았다네

그리고

 

내 마음에 평화가 밀려왔다네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고, 세상은 평안하여라

'빨강머리 앤'의 마지막 대사처럼

내 세상도 평화로 채워졌다네

 

 

((추신 :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을 사건을 겪을수록 보게 된다.

바라보기가 되지 않는 순간이 있고

이곳에서 트러블메이커가 되어가는 것도 느끼고

스스로 지혜롭지 못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다.

그렇다고 행동없이 누군가를 돕는 것도 이루어지지 않고...

지헤롭게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난 많이 모자란다는 걸 느낀다.

철저히 더 노력해야 한다.

나의 불편함은 포기해서 평화가 왔지만

아파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또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일련의 사건들속에서 맘을 다친 사람들이 자꾸 보인다.ㅠㅠ

그런데 아파하는 사람들을 핑계로

내가 화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반성도 해본다.

202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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